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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2010. 2. 2. 00:14 from 日記


선물을 고르는 일이란, 정말이지 까다롭기 그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받는 사람에 대한 정보가 정확하지 못하면 많은 돈을 들이고도 그에 상응하는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반감을 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결혼 전, 애인(현재 집사람)에게서 약초를 선물 받은 적이 있었다.
선물을 준 사람은 그것이 내게 필요로 했기에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물을 건네준 시기와 건네준 사람의 위치(?)가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날 어머니에게서 동아전과를 선물로 받는 것처럼 또는 항상 내 엉덩이를 가격하는데
쓰였던 아버지의 야구배트 선물처럼)
크리스마스에 애인에게서 약초를 선물 받는다..글쎄 눈물을 글썽이며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난 눈물보다는 약간의 당혹스러움과 이 선물을 내게 건네는 저의 따위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내 건강이 ‘무언가를 먹이지 않고는 힘들겠군.’ 하는 생각을 가지게 했나 하는 생각도 했고
'우리집에선 우루사 이상의 약물은 복용하기 힘든 가세로 보였나' 하는 생각도 했다.
나는 애인(현재 집사람)에게 선물을 줄 때, 맨정신으로 쓰기엔 매우 힘겨웠던 "사랑해" 따위의 말을 건넸는데,
상대는 “잘 다려서 먹어야 해”라는 말을 건넸다..
세 번 정도.
 
그런 아픔(?)을 겪었던 내가 요즘 가족들에게 똑같은 아픔을 골고루 나누어주고 있다.
일단 어머님께 사다 드린 신발이 상처를 드린듯하다.
내 생각엔 편해 보였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 사다 드린 것 이었는데 그 신발이 70대 이상의 할머님들이
유행처럼 신으시는 신발이었던 모양이다.
그런 것도 모르고 난 '자아 이젠 마음껏 칭찬해 보세요.' 하는 모습으로 어머니를 바라보았었고,
어머니는 ‘이게 내꺼?’ 하는 표정으로 신발을 꺼내 드셨다.
어머니께선 굳이 인상을 쓰시진 않았지만
 “아들. 이건 네 할머니께서 신으시는 거랑 비슷하지 않니..아직 내가 신기엔..”란 말씀만을 하셨다.
(아..그랬군요. 60대 아주머니(또는 할머니)들께서도 나이에 맞는 신발이 있으셨군요..하긴 나 역시
하얀색 구두를 선물 받았다거나 악어무늬 가죽구두를 선물 받았다면 뒤에서 노려봤을지도...)
하여간 누군가는 혀를 찼고, 집사람과 동생은 어머님께 관심을 좀 가지라고 아우성이었다.
몰랐습니다.. 어머니..제가 그랬군요. 60대 여성들의 패션에 너무 무관심 했었군요.(다들 헤어스타일은 같길래..)
정말 몰랐습니다. 진심입니다. 백화점까지 가서 욕거리를 사올 리가 없잖습니까..
당장 신으실 신발이 없으신 게 아닌 어머니께, 상처를 드리기 위해 굳이 백화점에 가서,
신는 즉시 나이 들어 보이는 신발을 사다 드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그 신발이 신고 다니시기에 편해 보였기에 구입을 한 것입니다.
(물론 항상 저를 올바르지 못한 길로 인도해 주시는 백화점 직원 분들의 말씀을 철썩 같이
믿은 것은 저의 크나큰 실수입니다.)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잘못은 잘못이다. 선물은 용도도 중요 하지만 받으시는 분의 입장과 생각이 더욱 중요하다.
‘신발이야 발에 맞으면 그만이지…’이건 아니잖은가..
예전에 영국여왕이 조선국왕에게 선물로 개를 보낸 적이 있었는데, 조선조정은 그 선물을 식용이라고
생각해 맛있게 요리를 해 먹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당시에 상당히 심각한 외교 문제가 되어
조선과 영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켰었던 모양이다.
곧 구정, 반강제적인 선물구입이 시작되는 달이다.
선물을 드릴 상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득한 후 신중한 판단으로 선물을 구입해야겠다.
그렇지 않고 자신만의 안일한 생각으로 선물을 구입하였다간 카드는 카드대로 벅차지고 인간관계는
그 나름대로 고통스러워질 수도 있겠다.






Posted by 마기 트랙백 0 :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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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Raycat 2010.02.02 02:06 신고

    재 작년부터 선물은 늘 백화점 상품권으로...;;;;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10.02.05 12:59 신고

      현면하십니다...다만 문화상품권은 원한을 남길수 있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ezina 2010.02.02 03:07

    헉 약초선물;; 굉장히 인상적인 선물이네요 ㅋㅋ 그나저나 잘못고른 선물하나로 가족들의 원성을 사셨군요;;
    마기님 구정땐 선물 초이스 성공 하시길 바래요 ㅎ 백화점 직원들 말은... 믿을게 못되더라구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10.02.05 12:59 신고

      선물을 산다는것 너무나도 힘든일입니다.
      예전엔 부모님만 챙기면 되엇는데 이젠 그 수요가 너무 많아서..^^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사메 2010.02.02 04:46 신고

    계좌이체가 가장 현명한듯.
    특히 부모님께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10.02.05 13:00 신고

      계좌이체...자동이체도 괜찮겠네요..구정 어버이날 바로 빠져나가는..^^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maximus. 2010.02.02 08:31 신고

    예전에는 친구들 선물을 준비할때는 주면 고맙게 받아라...라는 식으로
    던져줬지만 ...요즘은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서 평소에 필요로했던걸
    사다주면 좋아하더군요...부모님은...항상 돈이 젤 -_-b~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10.02.05 13:02 신고

      이젠 친구들끼리는 선물 안합니다.
      다만 위급할때, 급전 필요할때 서로 도움이나 되면..T.T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바보여우 2010.02.02 09:14 신고

    선물...하는 기쁨을 다시 느껴보고 싶네요 .

  6.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sazangnim 2010.02.02 10:08 신고

    그래서 현금/상품권이 제일 좋은거 같아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10.02.05 13:03 신고

      네 하지만 카드로 선물을 사는건 몰라도 현금서비스를 뽑아서 가져다 드린다는게..

  7.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까칠이 2010.02.02 10:51 신고

    여자들은 나이가 들어도 패션에 민감하단걸 저도 뒤늦게 알았죠...
    결국 현찰이 정답이었습니다...ㅎㅎ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10.02.05 13:03 신고

      아줌마파마도 여러종류란걸 알았습니다.
      아줌마파마와 군복 다림질은 그들만의 세상입니다.

  8.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raymundus 2010.02.02 12:16 신고

    저도 그저 현찰에 한표를 던집니다.

  9.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pictura 2010.02.02 20:32 신고

    제 안목은 저도 못믿겠기에 그냥 돈으로 달라는 말이 그리도 고마울 수 없더군요. ( _ _);

  10.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미미씨 2010.02.03 00:33 신고

    음...정말로 상대에게 필요한 선물을 사주는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어요.
    전 조금은 단세포라서 제 앞에서 기뻐해야 좋아요. -_-;;
    아니면 두고두고 가슴에 묻어두고 서운해 한답니다. ㅡㅡ;;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10.02.05 13:06 신고

      미미씨도 구정 지나고 5월달 지나고 남자를 만나세요.
      상반기 경제가 어둡잖아요.(차도 구입했구..)
      저도 맘에 두고 사는 사나이..평생을 서운해합니다..^^

  1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夢想家나뎅 2010.02.04 02:03 신고

    그러게요! 선물 한다는 일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어릴 땐 누군가를 위해 내가 고민하고 또 생각하며 골랐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지만, 나이 먹을수록 [이게 과연 상대방에게 필요한가...]가 중요해지더라구요. 그래서 나이들수록 서로서로 받고 싶은 품목을 밝히거나, 혹은 현금으로 대신하나봐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10.02.05 13:07 신고

      필요한것을 말하고 싶어도 진짜 필요한것은 상대방에게 부담이 갈것이고
      그냥저냥 필요한것을 이야기하면 받으것 같지 않고..어렵습니다.

  1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하꾸 2010.02.08 21:05 신고

    잔뜩 고민해서
    빙고! 를 외칠수있는 선물사기란...하늘의 별따기...-_-

  1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tasha♡ 2010.02.12 13:20 신고

    으... 정말이지 선물은 하는 것도 받는 것도 힘들어요..
    너무 고민해도 좋을 게 없는 듯...

  1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rince 2010.02.21 13:39 신고

    아, 댓글들을 보니 저도 현명한 사람이었네요 ^^;;;;
    고민하고 욕 먹느니... 뭐니 뭐니 해도 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