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2008. 3. 27. 15:40 from 臨時保管函




휴가를 냈다.

얼마 전 까지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들었던 마포설계 건도 작업을 마쳤고, 내겐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로 했기에 쉬기로 했다.

단 한번도 이런 시기에 휴가를 가져본 적이 없었던 터라 무얼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계획도, 어디를
가보겠다는 계획도 없다.

단지 시간을 한번 천천히 흘러가게 해보겠다는 정도의 계획만이 있을 뿐이다.

책장엘 보니 읽어 볼만한 책도 제법 많이 쌓여 있고(지적 호기심이 그리 많은 편도 문학적인 감성에
얽매이는 편도 아니지만 왠지 책을 읽지 않으면 뒤떨어져 질것이라는 강박관념 때문에 읽지도
않으면서, 구입해 놓은 책은 그 수가 상당해 새롭게 돈이 들어갈 이유는 없다.) 시기만 되면 도대체
어디서 사들이는지 알 수가 없는 클래식 음반 세트(젠장..중복되는 곡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
도처에 널려 있어 심심치는 않다. 다만 과연 이게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 답은 아니다.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음악에 심취하며 책을 읽고 고뇌에 빠지는 스타일이 전혀 아닌 나로서는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오랜만에 낮에 극장엘 가서 영화도 한,두편 정도 봐야겠고, 집사람만 괜찮다면 교외로도 나가볼 생각이다.
다만 운전을 집사람이 해줬으면 하는데 (난 휴가니까.) 뜻대로 이루어질지는 알 수가 없다.

분실한 카메라에 대한 그리움(많은 분들의 사진을 보며 슬퍼한다..나도 같이 놀고 싶어요..이러면서)
뒤로 한 체 또다시 구입한 노트북(아무래도 카메라는 내년에 사야 할 것 같다.)에 불법행위도
좀 해야겠고, 유명하다던 삼청동도 혼자, 낮에 한번 가 볼 생각이다.

단순한 성격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낮에 이렇게 혼자 멍하니
(캔맥주 두 개를 섭취하긴 했지만서도..)있다 보면 생각이 끝도 없이 앞서 나가버려 결국은 약간
감성적인 인간 (남들이 보면 술 취한 인간)이 되어버리고 만다.

수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지구 멸망 말고), 지금 내 자신에 대한 불만과
말 할 수 없는 나만의 속상함(고통이란 표현은 나와는 좀 안 어울림)등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감정이 무조건 싫은 것만은 아니다.

이런 생각도 하질 않는다면 아마도 내가 살아갈 이유조차 알지 못할 것 같아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게 꿈이었다던(정확히 뭔지는 자신도 모르는듯..)
항공사 직원 출신인 집사람은 지금 어떤 미래를 꿈꾸고, 그 무슨 고민을 내게 털어 놓치 않고 있을까?

집에서 집사람을 보고 있으면 알 수 없는 미안한 감정에 두 눈을 마주보기 힘들 때가 있다.
혹시 나란 사람 때문에 자신의 중요한 무언가를 포기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지만 쉽게 물어볼
엄두를 못낸다.
아마도 그건 "내가 잘할께" 란 말로는, 그녀가 포기 했을지도 모를 그것에 대한 답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하늘의 천


내게 금빛과 은빛으로 짠

하늘의 천이 있다면,

어둠과 빛과 어스름으로 수놓은

파랗고 희뿌옇고 검은 천이 있다면,

그 천을 그대 발 밑에 깔아드리련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라

내 꿈을 그대 발 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 꿈이오니.

 

                           - W.B 예이츠-


참 좋다.







혼자서 음침해지는곳..내 아이가 써야 할 방인데 애비란 자가 너무 음침하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말이지 카메라가 너무 사고 싶다..그런데 더 이상은..무리다..노트북..제기럴..









점심경에 신경 쓰이는게 있어서 회사를 다녀왔는데..역시나 제가 없다고 회사가 안 돌아가는게 아니더군요
괜히 가서 뻘쭘하게 블러그만 조금 하고...뭐하는짓이죠..--;;;



Posted by 마기 트랙백 0 :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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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Happy♡Rain 2008.03.27 17:13 신고

    퍼스나콘 바꾸셨네요... ㅎㅎ;; 귀여워요~ 저 밑에있는 북(?)에 시선이 끌리네요...ㅎㅎ;;
    지금 찍으신 사진도 아주 잘나오는데요 ㅎㅎ;;
    쉴때 푹쉬세요~ 기운을 충전해야함!! ㅎㅎ;;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7 19:53 신고

      아..콘요..그게 뭔지도 몰랐는데...^^
      예 푹쉬려고합니다.
      Happy Rain님도 화풀고 좋은 컨디션 유지하세요.
      고등학생때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잖아요.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sazangnim 2008.03.27 19:00

    휴가중에 하실 일 한가지 더... 책상정리~! ^___^;;
    즐거운 휴가 보내세요. ^L^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7 19:55 신고

      오늘 블러그 원없이 했네요..눈이 아플지경.
      사장님 블러그도 처음부터 다 봤습니다..멋져요.GOOD!!!
      아..전 책상이 정리되면 정신이 없어요.
      충분히 널려 놓을려고 일부러 대형탁자를 사서 놓았는걸요..^^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Yasu 2008.03.27 19:58 신고

    저도 오늘 쉬었답니다...^^
    간만에 글도 많이 올리구 여기저기 다녀왔습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8 07:39 신고

      머리 안감아도 되고, 먹다가 자도 되고
      naver, daum, yahoo 스포츠란 다 읽고 행복입니다..^^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cean 2008.03.27 21:02 신고

    새 노트북인가요?
    예뻐요.^^
    근데, 오늘 하루만 휴간가요?
    남들 일할 때 쉬는 거 재미없지 않아요?
    난 심심할 거 같은데...ㅋㅋ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8 07:44 신고

      네 저렴한걸로 구입했습니다.
      전 노트북대리점 mvp!!!
      남들이 일할때 쉬는거 좋던데요..
      근데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같네요..잠이 더 이상 안와요..--;;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Raycat 2008.03.27 22:05 신고

    휴가면 여행을 가셔야죠... 휴가땐 회사에서 오는 전화는 받는게 아닙니다...
    잠시 꺼두세요...ㅋㅋ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8 07:45 신고

      맞습니다. 휴가땐 철저하게 쉬어야 하는데..
      그게 생각대로 안되네요..^^

  6.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PLUSTWO 2008.03.27 22:42 신고

    28일 내일 날씨가 정말 화창하다고 합니다.
    멀지않은곳으로 가볍게 다녀오세요.
    여유롭게 봄햇쌀 온몸으로 잔뜩 받을수 있는곳으로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8 08:44 신고

      먼곳보단 춘천방향으로 간단히 다녀올 생각입니다.
      사진 작뜩 찍어와야죠..핸드폰으로..T.T

  7.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호갱 2008.03.27 22:47

    아이의 방을 저렇게 어지럽히시다니!!!

  8.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pLusOne 2008.03.27 23:53 신고

    카메라..뭐 그냥 일단 지르고 보세요... 쿨럭;;;
    청소도 좀 하시고..지식도 충전하시고...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8 08:47 신고

      지를까요..정말이지 pLusOne님 블러그만 들어가도 너무 부러워서..T.T
      청소..안돼요..지식 충전..정말 책은 읽어야 겠어요..대화가 안되서..--;;

  9.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낭만고냥씨 2008.03.28 00:19 신고

    아아..
    마기님께서 어찌하야 저 시를 알고 계신단 말인가요...ㅠㅜ
    제가 저 시를 참으로 아끼지 말입니다..
    오랫만에 보니 저도 참 좋네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8 08:49 신고

      정말 좋아요.
      저 시가 이퀄리브리엄에 나올때 깜짝 놀랐어요.
      참 좋은시죠...^^

  10.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rince 2008.03.28 00:21 신고

    전 최근 기변에 성공했답니다.
    염장+자랑질.... 후다닥...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8 08:51 신고

      rince님은 대가 이십니다...^^
      정말 기분 좋은 블러그여서 아침에 꼭 봅니다.
      물론 가끔은 위가 쓰려 오기도 하지만요..--;;;;

  1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dhee 2008.03.28 00:31 신고

    이런 기회에 집사람님과 함께 해외로 나가보세요.
    치덕치덕한 패키지로 말고, 단 두분이 여유로운 곳으로 훌쩍-.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8 08:52 신고

      아..그러고 싶네요.
      해외로..바다 건너가본게 언제인지 까마득한데요...^^

  1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ssil 2008.03.28 11:39 신고

    저 널직하고 심플한 책상 좋네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9 10:55 신고

      마석 가구단지까지 가서 구입한, 사람 고생시킨 탁자입니다..^^

  1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프시케 2008.03.28 11:42

    오랜만에 듣는 패닉의 목소리 참 좋은데요.
    남들이 일할 때 쉬는 즐거움을 만끽하셔야죠~~
    남녘엔 봄꽃놀이가 한창일텐에요. 구경다녀오세요~
    좋은 산에도 함 올라보시구요.

    예이츠의 <하늘의 융단>을 참 좋아하시나 봐요. ^^
    마기님이 전에 올려놓으셨을 때 제가 필 받아서 제 중학 일기장을 공개했자나요.ㅎㅎ
    전 그 때 암 것두 모르고 그저 유명한 시라서 베끼기만 했거든요.

    그나저나 태어날 아기에게 미리 빌려쓰시는 방이라면 관리를 조금 하셔야할듯 싶은데요.ㅎㅎ
    뒤에 보고 아빠한테 모라해두 하는 수없지만요.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오는 건감요? ^^
    행복한 휴가 지내시길 바래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3.29 10:58 신고

      네 기억나네요..
      하늘의융단은 꽤 오래전에 읽었던 시인데 조금 사연이 있어서요..^^

      네 방을 좀 관리해야겠습니다.
      혹시나 아빠란 사람이 이상한 기운을 불어놓은 방에 아이를 둘수도 있겠단 생각 때문에..^^
      그냥 집에서 일할때 쓴다고 생각했는데..용도가..음주방..^^
      휴가동안 정리좀 해야겠어요.
      사진으로 보니 정말 지저분하네요..--;;

  1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tmrw 2008.03.29 13:38 신고

    오호~ 패닉의 기다리다~

  1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짜잔형 2008.03.31 17:01 신고

    설계 관련 일을 하셔서 저리 펜이 많으시군요... 제 딸래미가 보면 환장하겠습니다 ^^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4.01 08:59 신고

      따님께서 펜을 좋아하시나보죠..
      미대를 보네야하나..디자인..
      설계일..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