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노래

2008. 8. 18. 00:20 from 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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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on 의 Mmm Bop을 들으면 기억이 나는 것

1997년 버거킹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들으며 결별통보를 받았다.
낮1시에 여학생들이 재미난 이야기를 하며 맛있게 햄버거를 먹고 있는 곳에서,
와퍼세트 2개를 앞에 놓고, 신나는 리듬의 팝송을 들으며 결별을 통보받았다.
“이젠 그만 만나”란 말에 “술 적게 마시고” 란 말을 들었다.
대낮에 패스트푸드점으로 불러내서 이별을 이야기 하곤, (술 마실 이유를 충분히 만들어 주더니),
술을 적게 마시라는 남이 듣기엔 너무 아름다운 이별의 한마디를 남기고 간다..
하지만 듣는..난..
하필이면 헤어지면서 마지막에 한다는 말이 술 좀 적게 마시라니..이건 알코올중독 남편을 뒤로 한 체,
아이들 데리고 처가로 떠나는 부인들이 쓰는 대사 아닌가..
(참고로 난 상당히 일반적인 주량을 가진, 상당히 일반적인 인물이다.)
하여간 그녀가 떠난 후 먹지도 않을 와퍼세트 2개를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과 이젠 뭐하나 하는 고민을 잠시 했다.
하필이면 대낮에 헤어짐을 당해버려 바로 술 마시고 괴로워하기엔 시간이 적당하지 않고,
일단 아는 당구장으로 가 친구들에게 호출을 했다.
한 시간 가량이 지나자 한 명, 두 명 모여든 친구들은 나를 위로하기 위해 당구장에서 깐풍기와 소주를 주문한다.
당구 치며, 술 마시고 위로의 한마디를 한다.
“기분도 꿀꿀하니 죽빵치자. 기본빵으로..매너있게..자 시작..
하여간 걱정 말구 잊..어..야..야..에이..너 쳐라 니 차례다..”
뭐 이런 식의 위로들을 한다.
당구장에서 일단의 술을 들이킨 우린 본격적으로 마셔대기 위해 호프집으로 향했다.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그녀를 만나면서 쪼잔 해졌다는 등, 종놈 같아 보였다는 등,
분홍색 티셔츠를 입을 때 순탄치 못할 둘의 관계를 예견 했다는 등,
위론지 괴롭힘인지 구분이 안가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2차를 향해갔다.
2차는 가라오케..술 한잔 건네주며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주고 나가서 댄스곡을 부른다.
돌아가면서 이런 행동을 반복하는 친구들 덕분에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기억에 없다.
다만 나 역시 분위기에 휩쓸려 ‘버스안에서’를 불렀다는 것 정도만이 기억에 있다.
(덕분에 이 노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노래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그리고 3차는 신사동 감자탕집
이젠 다들 취해 자신의 이야기들을 한다. 직장이야기, 학교이야기, 유학에 대한 고민까지..
별의별 이야기를 다하다가 말이 끊기면 나를 바라보곤
"헤어지길 잘했어..너..더 나아질 거야..”라며 위로한다.
결국 이런 시간들이 지나고 헤어짐보다 더 힘들었던 술자리가 끝이 났다.
그리고 친구들에 의해 택시에 짐짝처럼 태워졌고 그 뒤론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음날 난 무언가를 던질까 말까 고민에 빠지신 어머니와 마주쳤고 다행히도 어머니가
참으셔 안도했지만 그 날 난 어머니와도 헤어질뻔했다.

그 날 저녁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어머니껜 정중한 사과를
그리고 대낮에 패스트푸드점에서 이별을 통보한 그녀에겐 술 대신 버거킹을 끊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Posted by 마기 트랙백 0 : 댓글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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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sazangnim 2008.08.18 11:38

    그래도 버거킹이 제일 맛있어유... ㅠ.ㅠ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앨리스양♡ 2008.08.18 12:33 신고

    마기님..이건 아니잖아요ㅋㅋㅋㅋㅋㅋ(순간 오라버니!! 할뻔 하다가 실례일것 같아서)ㅋ
    오랜만에 놀러왔는데 하필 이런 포슷...ㅜㅜ
    저도 지난주에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예상했던것보다 큰 마음의 구멍에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답니다ㅠㅠ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19:47 신고

      림빵님!!!!순간 동생!!하고 싶어요..하하하
      아..그분하고 헤어지셨군요.
      안타깝네요.
      음..제가 생각을 좀 더 깊게 한 후 위로를
      으..으..
      위로에 약해서..음..끙..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미미씨 2008.08.18 12:55 신고

    이별통보는 밥먹고 난 담에...이것이 인지상정인것을!!!
    저도 예전에 압구정 어느 찻집에서 이별통보를 받았는데 순간 시선을 어디에 둘줄 몰라서 몸이 배배 꼬이는데도 일어나서 가잔 소릴 안해서;; 제가 했어야 했는데 쇼크를 받았는지 멍때리고 있었던 기억이..그때 결혼하면 소식전해 달라는 말을 하고 가던데..지금 생각하니 미친X이죠. 헤어지면서 그 무슨 망발을..그 이후에 한동안 압구정 끊었어요. 물론 지금은 가지만..ㅋ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19:49 신고

      이별통보는 어지간하면 인적드문 공원 한 귀퉁이에서
      그래야 왠지 아련한 기억으로 남을텐데..패스푸드점은..좀..게다가 동네 어귀에 있는 곳은 특히..
      패스트푸드점에서 눈물이라도 흘렸으면..얼마나 흉칙했겠어요.
      다 큰 남자가..아마도 신고 들어갔을듯..
      음..압구정을 귾으셨다면..전 그곳 못 끊어요..끊으면 집에 못가요..T.T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tasha♡ 2008.08.18 14:43 신고

    흠. 뭐. 버거킹 끊는 것도 나쁘진 않네요. ;;

  6.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짜잔형 2008.08.18 17:51 신고

    그래도 제일 맛있는 버거인데... 그 여인 참 나쁩니다...

    숯불로 구워낸 푸짐한 와퍼를 못 먹게 만들다니... ㅠ,ㅠ

  7.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댐쟁이 2008.08.18 18:52 신고

    제게도 그리 즐겁지 않은 이유로..
    버거킹만 보면...구역잘이 나던 날이 ...
    한 6년쯤 지나서 어찌하다보니 먹게된,,,버거킹..
    맛있어요...ㅎㅎ...세월은 진정 약인듯...
    하지만...아직도 손수 버거킹은 가질 않게 된다는..그게 기억인가봐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19:52 신고

      전 초코파이만 보면 구역질이..
      이것이 다 남북통일 안되어 생긴 비극!!!
      저 역시 손수 군대를 가겠다는 생각은 안합니다...^^

  8.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바람노래 2008.08.18 20:06 신고

    ㄷㄷㄷㄷ...술 좀 그 대사 멋지시군요...
    더 대단하신건...와퍼 두개 어떻게 하지.ㅡㅜ
    어쩌면 참 슬프고도 아름다운 생각인거 같습니다.
    전 그냥 커피를 두잔 시켜서 마셔보기도 한다는.ㅡㅜ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19:53 신고

      와퍼..차마 먹을수는 없었어요..
      대신 콜라는 상대편것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련한 기억입니다...^^

  9.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latteppo 2008.08.18 22:15 신고

    전 롤을 잘 안먹는다는... 롤 먹는중에 이별통보를 받아서...(먹다가 급체하는줄 알았더랬죠..-.-;) 지금도 잘 안먹어요- 그때가 떠올라서;;;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19:54 신고

      아..다들 한가지씩 있군요..
      오래전에 제 친구는 아침까지 놀고 해장국 먹다가 전화로 이별통보를 받아서
      지금것 해장을 못해요..T.T

  10.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사메 2008.08.18 22:49 신고

    버거킹에 얽힌 가슴아픈 사연이로군여~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19:55 신고

      다음엔 논현설렁탕에 얽힌 가슴 아픈 사연을 들려 드릴께요..^^

  1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Raycat 2008.08.18 23:31 신고

    버거킹에 그런사연이 이젠 맥도널드로 ...음...

  1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자아실현의원동력 2008.08.18 23:41 신고

    버거킹에 이렇게 슬픈 사연이 있군요~!

    술을 끊는거보다 버거킹을 끊으신게 지당하다 봅니다 ^^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19:57 신고

      역시 현명하십니다.
      술집에서 헤어진다면 대신 안주를 끊겠습니다!!!

  1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cean 2008.08.18 23:43 신고

    실연은 아픈 법이죠. 사랑에 있어서 시행착오는 심장을 아프게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서 마기님.. 부인과 결혼했으니 더 나은 거 아닌가요?
    역시 인연이란 게 있는 것 같네요.
    그래도 버거킹은 가지 마세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19:58 신고

      네 인연이란것은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사람은 버거킹을 좋아합니다.
      주니어와퍼는 왜 시켜놓고 모잘라 하는지..

  1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베쯔니 2008.08.19 12:42 신고

    분홍색 티셔츠....

    추억으로 돌리고 가끔은 버거킹을

  1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BOSSA LEE 2008.08.19 22:44 신고

    혹시 이태원점은 아니죠?
    제가 그때 거기서 아르바이트를....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19:59 신고

      지금 논현역이 있는곳에 있는 버거킹이었어요.
      이태원은 혹 그 살인사건이 났던??

    • addr | edit/del BlogIcon BOSSA LEE 2008.09.02 20:18 신고

      제가 그만두고 2달 후였죠...-_-;;;
      논혁역 앞 버거킹은 제가 자주 가던 곳이군요 -ㅂ-;

  16.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joeykim 2008.08.20 02:23 신고

    노래는 즐거운데 내용은...참슬프네요.;;;;;;;먹을꺼와 관련된 이별식은.좀.가혹하네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20:00 신고

      네..그래도 괜찮아요..한강에서 헤어졌으면 어쩔뻔했어요.
      다리도 못 건너고...^^

  17.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FunPick 2008.08.20 09:21 신고

    마치 드라마의 한장면 같군요.
    그 아가씨도 참... 일단 시킨건 다 먹고 이야기하지...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20:01 신고

      역시 펀펀데이님은 현명하십니다.
      먹여 놓고 죽여..음 이건 아니고 일단은 먹여 놓고 헤어져야 술 마셔도 속이 덜 쓰린데..

  18.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더오픈 2008.08.20 14:56

    크흑, 버거킹에서의 이별통보가 버거킹과의 이별이 될줄...
    아마 버거킹은 몰랐을겝니더~~
    와퍼두개만이 증인으로~~
    노래를들을때 잠시 그때상황이 오버랩되는 느낌~
    전, 포지션의 I LOVE YOU 이노랜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20:02 신고

      포지션의 노랠 들으며 헤어지시다니..비오는날 많이 고생하셨겠는데요.
      노래를 들으면 가끔 에전에 있엇던 일들이 떠올라 웃거나 소름이 끼치는..^^

  19.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comodo 2008.08.22 05:30

    역시 남자들이란....
    근데 처음부터 시키지나 말든가.. 아니면 다 먹고 얘기해주든가..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20:03 신고

      음..제가 남잔데요.
      안 시키면 버거킹에서 헤어지잔 말을 할 기회도 안 줄거란 생각을 한듯..

  20.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고군 2008.08.25 19:57 신고

    아..이노래는 제가 고딩때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었던 노래였는데...
    마기님에게는 그당시 가슴아픈 노래였겠네요.

    저도 약간 뒷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지만(보험용의 남자 ㅜㅠ)
    진짜 기분이 멍해지면서...막 복수하고 싶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ㅎㅎ.
    이제는 좀 괜찮아 졌지만 저도 마기님처럼 밝고 쿨하게(단순?) 살고 싶어져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21:01 신고

      전 복수했어요..
      소심한 복수를..차마 말은 못하겠구요..^^
      ..
      아 말하고 싶다..으으..

    • addr | edit/del BlogIcon 고군 2008.09.03 11:30 신고

      아..갑자기 궁금해 지는데요? ㅎㅎㅎ
      괜찮은 방법이면 비밀댓글로 정보좀 흘려주세요 ㅋ

  21. addr | edit/del | reply 암행 2008.08.28 09:59

    괜찮습니다. KFC가 있잖아요~

    그리고, 이별 통보라는 상당한 결정을 내리고 직접 행하신
    여자분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다면... 은 말이 안되나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8.09.02 21:02 신고

      네 파파이스도 있습니다.
      그 여자분의 마음...음..음..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