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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2.04.01 채링크로스84번지 (3)
  3. 2012.03.28 좋을때는 아주좋다. (1)
  4. 2012.03.11 The Grey
  5. 2011.01.12 프란츠 카프카 - 누이에게 中 (1)
  6. 2011.01.10 0110
  7. 2010.01.27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7)
  8. 2009.12.18 엔도 슈사쿠 (8)
  9. 2009.12.05 안철수 (5)
  10. 2009.10.07 The Glenn Miller Story (15)

Gustav Klimt - 희망1

2012.04.14 15:55 from 月光讀書

 

 

                                                                                          희망1 / 1903년, 캔버스에 유채 / 189X67 / 캐나다 오타와 미술관

 

미나의 적황색 머리카락은 허리께로 치렁치렁 늘어져 있다. 그 빛깔은 구스타프의 꿈속까지 흘러넘친다. 그렇게 아름다운것은 본 적이 없다. 그는 그 머리카락을 그릴 때면 적갈색이나 황갈색을 섞지 않고 꼭두서니 뿌리즙만 쓴다.  길에서 리본으로 묶어 얌전한 머리장식 아래 숨기고 있을때도, 그것은 횃불처럼 발한다. 아무리 숨기고 싶어도 숨길수가 없다. 어떤이의 죽음으로 그녀가 결국 머리카락을 지킬수 없었다는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머리카락은 일단 뿌리에서 잘려나가면 어쩔 수 없이 제 빛을 잃는다.

구스타프는 뼈가 여기저기 튀어나온 그녀의 앙상한 몸매에도 매혹되었다. 엉덩이를 감싼 근육이 눈에 보일 정도다. 광대뼈는 알프스산맥의 조상이 썼을법한 창의 촉 같다. 그녀는 스무살이 넘어 보였다. 임신한 상태여서 전보다 더 핏기가 없고 눈 밑에는 푸른 그늘이 졌다. 배는 이미 꽤 불러와서 마치 배만 남의 몸에서 따온것처럼 불룩 튀어나와 있다. 그 배를 하고 다니기가 버거워 보인다. 구스타프의 눈에는 그녀의 해쓱한 몰골, 점점 더 커져가는 자궁, 부서질듯한 연약함 등 극한까지 치달은 그녀의 모습 하나하나가 예전의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 보인다. 그녀의 몸은 더이상 버티기 힘든 지경까지 왔다. 가끔 출혈을 보인다. 따뜻한 침대에 꼼짝 말고 누워 간호사가 날라다주는 수프와 약을 먹어야 할 형편이지만 꿈도 꿀수 없는 일이다. 그녀는 부모의 집에서 쫒겨났고, 구스타프가 주는 것 말고는 수입이 전혀없다. 일할 형편이 아닌 줄은 알지만, 그녀에게 돈을 주려면 계속 일을 시켜야만 하는 난처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그녀는 절대 동정은 받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는 미나가 품은 아이의 아비가 아니다. 미나가 그렇게 말했고, 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른 여자 같았으면 거짓말도 모자라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계산을 굴리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그들은 서로를, 자기들이 태어난 곳의 냉혹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그것을 등질 테지만 그녀는 영영 빠져나오지 못하리라는것을 둘은 알고 있다. 그래도 그녀는 그를 시샘하지 않는다. 원래 세상이 다 그런건데, 수선 떨 게 뭐람? 그는 일거리를 준다. 둘은 친구 사이다.

미나는 방 한가운데의  단 위로 올라가 푸른 실내복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구스타프가 단 위에 갖다 놓은 의자에 앉는다. 다리를 벌렸다가 오므린다. 의자 위로 두 다리를 올리고 공처럼 몸을 둥글게 구부린다. 한쪽 다리를 깔고 앉는다. 자세를 바꾼다. 그녀는 그가 좋아하는 동작과 포즈를 안다. 다른 화가들은 예쁘고 균형 잡힌 것을 좋아하지만, 그는 꼴사납다 못해 추한것을 더 좋아한다. 임신 칠 개월이라면 꼴사납고 추한 몰골을 만드는거야 일도 아니다.

"괜찮아?"

잠시 후 그가 묻는다.화실은 온기라고는 찾으려야 찾을수가 없다. 그녀는 가끔 한 번씩 몸을 부르르 떤다. 오소소 돋은 팔의 솜털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그는 그녀가 단 위에서 기절하거나 송판위에 피를 쏟아내며 아이를 밀어내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구스타프는 그녀가 죽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괜찮아요." 

그녀가 말하고 곧 자세를 바꾼다.

"오늘 아직 아무것도 못 먹었지?"

"뭐든 먹으면 다 토해버려요."

"잠은 어디에서 자나?"

"어디일 것 같아요?"

그녀가 그에게 씩 웃어 보인다.

"우리 친구 바흐만 씨는 요즘 어떠신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내가 임신했다는 소문이 퍼져서 괜찮은 신붓감을 못 구하게 될까봐서요."

구스타프는 그녀에게 좀 쉬면서 차도 마시고 롤빵도 먹으라고 이른다. 그가 말하지 않으면 그녀는 몇시간이라도 그 자세로 있을 것이다. 그녀가 부엍에 있는 동안, 그는 지금까지 그린 스케치에 음영을 넣거나 지우면서 다듬는데 정신을 쏟는다.

"내가 그만 오기를 바란다면 그렇게 할게요. 이해할게요." 

그녀가 롤빵 하나는 손에 들고, 하나는 입에 물고 들어오면서 말한다. 

임신한 모델은 도덕적인 비난의 뜻에서, 혹은 단지 더 이상 쓸모가 없다는 이유로 해고당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들의 육체는 화폭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바보 같은 소리 마. 난 네가 필요해. 여기에서 누구랑 마주쳤어?"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눈만 들어 그를 힐끗 보았다가 잠깐이지만 수줍은 어린아이처럼 다시 눈길을 떨어뜨렸다.

"내 꼴이 서커스에 나오는 뚱보 여인 같아요."

"네 초상화를 그리기로 결심했어. 흥미가 좀 당겨? 희망에 대한 일종의 비유랄까."  

미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본다. 가끔 그의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내 초상화를 그린다니 말도 안돼요. 미쳤어요?"

희망. 그녀의 삶에는 희망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는데 어떻게 그녀가 희망을 상징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아이를 낳을 것이다. 운이 좋으면 산고에서 살아 남을지도 모른다. 바흐만은 그녀와 결혼해 주지 않을 테고, 부모님도 그녀를 다시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외모도 고된 삶에 지쳐 일찍 시들 것이다. 그럼 무얼 해야 하나? 공장에 취직 할까?  몸을 팔아야 하나? 그리고 아이는 어떻게 될까? 말없이 아들이기만을 기도한다.

"혼자 모델을 서주는 시간을 더 늘려야겠는데, 배가 더 불러 올것 같아?"

"더 부르냐고요? 물론이죠. 자꾸만 더 커질 거예요. 곧 이 화실보다도 커질걸요."

미나의 목소리에는 냉소와 회의가 배어있다.

구스타프는 손으로 그녀의 팔을 쓸어준다.

"그건 상관없어. 괜찮다면 한동안 여기에서 지내도 좋아."

"머무는곳이 있다고 말했잖아요."

그녀가 꺼리는 것은 섹스가 아니라 호의를 베풀겠다는 제안이었다.

"무슨일이 생기면 말이야."

그가 말한다. 그는 그녀의 어깨에서 옷을 끌어내린다. 가슴이 부풀어 있다.

"당신이 정말로 나를 그리고 싶다면 일을 하겠어요. 하지만 여기에 머물 것까지는 없어요."

구스타프는 어머니에게 철야작업을 할 거라고 전보를 친다. 어머니는 그가 집에 오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그가 돌아왔을 때 미나는 깃털 이불 하나는 밑에 깔고, 하나는 몸위에 덮고 긴 의자 위에 몸을 쭉 펴고 누워있다. 그를 유혹하려는 것인지 아닌지 잘 알수가 없다. 그가 옆에 눕자 그녀는 투덜대며 몸을 뒤척인다. 그가 그녀의 몸 위에 걸터앉아 더는 부드럽고 말랑말랑하지 않은 배를 누른다. 그녀의 피부 밑 두터운 보호막이 그의 무게로부터 태아를 지켜주고 있다. 그 생각에 그는 흥분이 고조되어 더 세게 몸을 밀어 붙인다. 미나가 움찔한다.

"애 잡겠어요."

그러더니 잠시 후 귀에 거슬리는 거친 숨을 몇 차례 들이쉬며 말한다.

"어쩌면 그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겠지."

잠시 후, 그는 그녀의 배꼽에 대고 부글대는 소리, 콸콸대는 소리를 듣는다. 

"아기는 괜찮아. 운동을 좋아하는데"

구스타프가 말한다.

"유감이군요."

미나는 옆으로 몸을 웅크린다. 곧 숨소리가 다르게 들려온다. 잠이 든 것이다. 구스타프는 난로에 장작을 더 넣고 집으로 향한다.

 

                                                                                                             - 클림트 중 (엘리자베스 히키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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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바람노래 2012.04.20 14:18 신고

    저게 희망일까 과연 절망일까 싶기도 합니다...후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마기 2012.04.23 08:40 신고

    그렇쵸..아주 씁쓸한 희망.

채링크로스84번지

2012.04.01 19:38 from 月光讀書

 

 

 

 

 

뉴욕의 평범한 작가와 영국의 중고서점 MARKS&CO 직원(또는 가족) 사이에

20년동안 오간 서신을 모아 출판한 책.(궁리출판, 헨렌한프/번역 이민아)

영화로도 제작(1987년)이 되었다.

남자주인공은 안소니 호킨스(양들의 침묵) 여자주인공은 앤 밴크로프트(위대한유산의 이상한 여부인).

영화는 못봤다. 얇아서 구입한 책인데 기분좋게 읽어버리게 된 책.

책장에 넣어두면 심심치 않게 꺼내 보게 될 만한 책.

 

영웅문 애독자도 읽을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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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sazangnim 2012.04.01 22:40 신고

    마지막 줄에 용기를 갖고 주문을...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tasha♡ 2012.04.02 09:49 신고

    영화로 봤으면 좋겠네요.
    아,책이 좋으려나....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바람노래 2012.04.12 11:42 신고

    마지막줄에 저도 용기 백배...하여 오늘 오후에 귀가길에 한번 손에 들어 볼까나요?
    아, 그런데 난 책장이 없구나.ㅡㅜ

 

 

 

 

 

 

카오리씨 , 결혼 축하드립니다. 나도 한 번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것은

잘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때는 아주 좋습니다. 별로 좋지 않을때는

나는 늘 뭔가 딴 생각을 떠올리려 합니다. 그렇지만 아주 좋을때는 아주 좋습니다.

좋을때가 많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무라카미 하루키-

 

 

 

 

나 역시 별로 좋지 않을때는 딴 생각을 떠올리려 한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사람이란 공포 앞에선 초연히 다른 생각을 하기 힘든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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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tasha♡ 2012.03.30 17:25 신고

    저는 아직 안 해서 모르겠지만...
    좋을 때는 아주 좋은 거 맞죠? ^^;;

The Grey

2012.03.11 17:29 from 月光讀書






once more into the fray
into the last good fight i'll ever know
live and die on this day
live and die on this day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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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3.30 ~ 1890.7.29)      
       

베를린-슈테크리츠, 1923102

 

오틀라야, 방금 네 사랑스러운 편지를 받고 난 뒤 멋진 소식을 전해 들었어. 셋집 주인이 나를 만족스러워한다는구나.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방값은 더 이상 이십 크로네가 아니고 9월에는 칠십 크로네, 그리고 10월에는 적어도 백팔십 크로네까지 치솟았어. 물가가 다락같이 올랐단다. 어제는 그 때문에 현기증이 일 정도였어. 또 도심지의 방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어. 그 밖에도 도심지는 내겐 지긋지긋해. 그러나 평상시에는 이곳 외곽지역은 일시적이지만 평화롭고 아름다워. 공기가 부드러운 이런 저녁에 집에서 걸어 나오면 오래된 울창한 정원들에서 뿜어 나오는 향기가 나를 향해 불어오지. 그렇게 부드럽고 짙은 향기를 다른 어느 곳에서도 맡아본 기억이 없어. 메란에서도, 마리엔바트에서도, 그 외 모든 것은 지금까지와 똑같아. 취라우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이야. 물론 겨우 여드레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네가 일과 시간 배당에 대해 물으면 난 아직은 전혀 말할 수 없는 입장이야. 좀 더 자세한 내용을 기술하기는 어려워.

부모님께는 그렇게 해보려고 애쓰고 있어. 그건 그렇고, 넌 이곳을 구경하고 싶지 않니? 난 네가 교회 계단에 몸을 길게 뻗은 채 아이들 속에 끼여 있는 모습을 발견하지 않기를 바래. - 화요일인 오늘까지도 버터가 오지 않았어. 버터 보내는 것을 중단시켜야 할 것 같아. 겨우 참고 먹을 만한 버터와 우유를 얻었어.

사랑하는 매제는 무얼 하고 있니? 이런, 정말 많은 축구 시합을 제대로 보지 못했어. 아이들과 피니에게 안부 전해주렴.

넌 엘라 프로하스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구나.



                                                                                                                      장-프랑수아 밀레(Jean-Francois Millet, 1814~1875)

 

베를린-슈테크리츠, 19231016

 

오틀라야, 제발 내게 돈을 부치도록 어머니를 설득해주렴. 가진 돈이 별로 없어. 당시에 어머니는 돈이 한 푼도 없으셔서 내게 10월분 생활비를 미리 주시지 못했어. 실은 나 역시 내가 얼마나 머물지 몰랐거든. 그런데 어머니는 101일부터 비교적 적은 액수지만 돈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어. 그 동안은 이미 여러 번 돈을 보내달라고 했는데도 아직 오지 않았단다. 오늘이 16일인데 이번 달에 내가 받은 돈은 통틀어 겨우 칠십만 크로네야. 노동자재해보험공사에서 돈이 안 왔는지, 아니면 현금 봉투가 분실된 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이런 방법을 써서 돈을 벌도록 나를 교육시킬 셈인지. 정말 만약 그렇다면 그렇게 많은 시간을 내가 낭비하지 않도록 했어야 했어. 어제는 가구 포장하는 사람들이 내 방에서 전에 세 들었던 사람의 대형 피아노 한 대를 내갔어. 만약 모든 사람을 가구를 포장하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가구포장사 학교가 있다면 난 기꺼이 그 학교에 입학할 거야. 하지만 현재까지 그런 학교를 찾지 못했어. 버터는 제대로 도착했어. 그러나 사람이란 다른 것도 필요한 법이지. 지금 내 처지에 무리일지는 모르지만 석유램프를 하나 사고 싶어. 내 방에는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가스등과 아주 작은 석유램프 하나뿐이야.

 

 

                                                                                                            아마데오 모딜리아니 (Amedeo Modigliani, 1884 ~ 1920)



1924526

 

수신인 부모님

사랑하는 부모님, 한 가지만 바로 잡겠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늘 맥주를 마시고 난 뒤 물이 담긴 큰 유리잔들이 식탁 위에 오르지요!)과 과일에 대한 동경이 맥주에 대한 동경보다 덜 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더딜 뿐입니다. 진심으로 인사를 올리면서.

 

이 엽서를 보낸 후 8일 뒤인 63일 카프카는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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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미미씨 2011.01.12 19:25 신고

    저 모딜리아니 그림은 첨 보는거 같아요. 쟌느는 아닌거 같고..

0110

2011.01.10 21:37 from 月光讀書

                                                                                                                               그림안에 또 그리기의 대가 Hubert Robert




만약 모두가 이성을 잃고 그대를 탓할지라도
그대는 이성을 잃지 않는다면
모두가 그대를 의심할지라도 자신을 믿고
그들의 의심조차 포용할수 있다면
만약 기다리되 기다림에 지치지 않고
속더라도 속이지 않고
미움받되 미워하게 되지 않으며
그런데도 젠 체 않고 현명한 체도 않는다면

만약 꿈꾸되 꿈에 매몰되지 않고
생각하되 생각만이 목적이 아니며
승리와 패배를 맞이 하되
그 두 협잡꾼을 동등하게 대하며
그대가 말한 진실이 우매한 자들을 속이도록
악당들에 의해 왜곡됨을 보아도 참을 수 있다면
그대 생명을 바친것이 산산조각남을 볼지라도
허리 숙여 낡아버린 연장으로 재건할 수 있다면 

만약 그대가 획득한 모든것을 
단 한번의 내기에 걸어볼수 있다면
그것을 날리고도 일언반구 불평없이
처음에서 다시 출발할 수 있다면
멀리 지나가버린 그대의 차례를 위해서라도
그대의 심장과 신경과 근육을 부추기고
남은거라곤"버텨!"라고 하는 의지밖에 없을지라도
만약 그대가 꿋꿋이 지탱할 수 있다면

만약 대중들과 어울리되 미덕을 잃지 않고
열왕들과 동렬에 서되 수수함을 잃지 않는다면
원수거나 친구거나 모두 그대를 해치지 못하며
모두가 그대를 믿되 누구도 지나치지 않는다면
만약 용서할 수 없는 일 분일지라도
육십 초 동안의 뜀박질로 채울 수 있다면
이 세상은 그대의 것이며 그 속의 모든것도 그대의 것이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대는 남자가 되리라

                                                                                     러디어드 키플링 '보상과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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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료샤 고르쇼크


알료샤는 집안의 막내였다. 사람들은 알료샤를 '고르쇼크'라 불렀는데, 예전에 알료샤의 어머니가 동네에 사는 부제(副祭)의 부인에게 물을 갖다주라고 해 물단지를 나르다가 넘어지면서 단지를 깨뜨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소년을 때렸고 아이들은 알료샤를 '단지(고르쇼크)'라 부르며 놀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소년의 별명은 '알료샤단지', 즉 '알료샤 고르쇼크'가 되었다. 알료샤는 비쩍 말랐고, 두 귀는 늘어져 날개처럼 보였으며, 코는 커다랬다. 아이들은 알료샤의 코가 언덕위의 개처럼 생겼다며 놀려댔다. 마을에는 학교가 하나 있었지만 알료샤는 읽고 쓰기를 배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알료샤의 형은 시내에 있는 상인의 집에서 살았고 알료샤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일했다. 여섯살이 되었을 때는 나이가 몇살 더많은 누나와 함께 공동 목초지에서 양과 소를 돌보아야 했다. 조금더 자란 다음에는 밤낮으로 말을 돌보았다. 열두 살이 되던 해부터는 밭을 갈기 시작했고 수레도 몰고 다녔다. 특별히 튼튼한 편은 아니었지만 일하는 요령이 있었다. 그리고 항상 명랑했다. 다른 아이들이 자기를 놀릴 때도 항상 조용히 있거나 웃기만 했다. 아버지가 욕을 해대도 말없이 듣기만 할 뿐이었다. 아이들의 놀림이 끝나면 알료샤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할 일을 했다. 알료샤가 열아홉 살이 되었을 때 형이 군대에 갔다. 아버지는 알료샤를 형이 일하던 상인의 집에 일꾼으로 보냈다. 알료샤는 형이 신던 장화를 신고 아버지의 모자와 저고리를 받아 걸치고는 수레를 몰고 시내로 갔다. 알료샤 자신도 차림새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상인은 소년의 모습에 매우 불쾌해했다.
"세미언을 대신할 만한 좀 그럴듯한 사람을 보낼줄 알았더니."
상인은 알료샤를 한 번 더 보더니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건 비쩍 마른 애를 데려왔잖아. 이런 애를 어디다가 쓰겠어?"
"시키는 일은 뭐든 할겁니다. 말에 마구를 채워 몰고 다닐 줄도 압니다. 일은 열심히 합니다. 꼬챙이처럼 말라 보이기는 해도 튼튼한 애입죠. "
"그래. 정말 말라비틀어졌군. 그래도 한번 써보긴 하겠네."
"이 아이의 가장 좋은 점은 말대답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말 죽어라 일만 한다니까요."
"자네랑 이러쿵저러쿵 더 할 얘기 없네. 좋아, 그냥 두고 가게."
알료샤는 그렇게 해서 상인의 집에서 살게 되었다.



상인의 식구는 별로 많지 않았다. 부인과 어머니가 있었고, 기본 교육만 받은 큰아들이 결혼해서 아버지의 사업을 돕고 있었으며, 공부를 어느 정도 한 아들이 있었는데 문법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갔지만 학교에서 쫒겨나고 지금은 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아직 어린 학생인 딸도 한 명 있었다. 무엇보다도 알료샤는 그곳에서 별로 행복하지 못했다. 알료샤는 진짜 시골뜨기였고, 차림새도 초라했고 예절이라고는 전혀 몰랐으며, 보는 사람마다 전부 '주인님'이라고 불렀다. 상인의 집 사람들은 차차 그런 알료샤에게 익숙해졌다.
알료샤는 형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했다. 성격이 순하고 말대답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알료샤에게 온갖 심부름을 다 시켰고 알료샤는 시키는 일마다 성심성의껏 재빠르게 일했으며 한 가지 일이 끝나면 잠시도 쉬지 않고 다음 일을 했다. 집에서 그랬던 것처럼 상인의 집에서도 모든 일은 다 알료샤 차지가 되었다. 상인의 부인, 어머니, 딸, 집사, 요리사 모두 알료샤에게 심부름은 물론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면서 온갖 일을 다 시켰다. 알료샤에게 하는 말이라고는 "꼬마야, 빨리 가서 가져와" 라든지. "알료샤, 정리 좀 해줘", "그거 하는거 잊지 않았지, 알료샤?", "여기, 알료샤" 하는 말 뿐이었다. 그러면 알료샤는 재빨리 움직였고, 뒷정리를 했고, 조심해서 일했고, 무슨 일을 시켰는지 잊지 않았고, 모든 일을 다 하려고 애썼고, 그러면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않았다.  그러다가 형이 물려준 장화가 닳아서 여기저기 구멍이 나자 상인은 알료샤에게 장화 구멍으로 발가락을 내보이며 다니지 말고 시장에서 하나 사 신으라고 시켰다. 알료샤는 장화가 새것이라 매우 기뻤지만 두 다리는 여기저기 쑤셔서 다리를 꼬고 있어야 했다. 알료샤는 아버지가 돈을 받으러 왔을 때 상인이 월급에서 장화값을 제하면 화를 낼 텐데 하면서 걱정을 했다.
겨울이 되자 알료샤는 감깜할 때 일어나 장작을 패고, 마당을 쓸고, 말과 소에게 풀을 주고, 물도 뿌려 주었다. 
그리고는 난로에 불을 켜고, 주인의 장화를 닦고, 옷을 털고, 찻주전자를 깨끗이 닦았다. 그러고 나면 집사가 상점의 물건 내는 것을 도와달라고 알료샤를 부르거나, 요리사가 반죽을 주무르고 냄비를 문질러 닦으라고 시켰다. 그 다음에는 주로 마을에 심부름을 갔는데, 편지를 전해줄 때도 있고, 문법학교에 다니는 주인집 딸에게 무언가를 갖다줄 때도 있고, 노마님의 램프 기름을 사러 갈 때도 있었다.
"이 녀석아! 도대체 어딜 갔었어?"
어떤 사람은 알료샤에게 그렇게 말했고, 또 다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왜 니가 가니? 알료샤가 가서 가져올 까야. 알료샤! 여기, 알료샤!"
그러면 알료샤가 달려왔다.
알료샤는 돌아다니면서 아침을 먹었고 저녁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먹기가 힘들었다. 요리사는 알료샤가 필요한 것을 가져다주지 않은다고 욕을 했지만 곧 미안해하면서 따뜻한 저녁을 남겨두었다. 한낮이나 휴일에는, 특히나 휴일이 다가올 때에는 할 일이 더 많았다. 축제일이 되면 알료샤는 특별한 즐거움을 맞보았는데, 그런 날에는 상인이 특별 용돈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많은 돈은 아니었고 전부 합해봤자 60코페이카가 채 안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알료샤의 돈이었다. 그 돈은 알료샤 마음대로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진짜 월급은 보지도 못했다.
아버지는 직접 와서 상인에게 돈을 받아갔고 장화를 빨리 닳게 했다면서 알료샤를 야단치기만 했다. 그렇게 받은 돈이 2루블 정도 되자 알료샤는 요리사의 조언대로 촘촘히 짜여진 저고리를 하나 샀고 새 옷을 입고서는 너무 기뻐 새어나오는 웃음을 그칠 수가 없었다.



알료샤는 말이 거의 없었고, 그나마 말을 할 때도 짧은 단답식으로 했다. 누가 무슨 일을 하라고 시키거나 이런저런 일을 할 수 있냐고 물을 때는 늘 주저없이 "할 수 있어요"라고 대답한 뒤 즉시 그 일을 시작해 꼭 해내고 말았다.
알료샤는 기도문을 하나도 몰랐다. 어머니가 기도문을 가르쳐 줄 때마다 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도는 아침저녁으로 했다. 두 손을 모으고 성호를 그으며 기도했다. 
알료샤의 삶은 1년 반 동안 그렇게 계속되었는데, 상인의 집에 온 두 번째 해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사람들이 맺는 관계 이외의 매우 특별한 인간관계, 즉 장화를 닦고, 장을 봐오고 마구를 채우라고 하는 관계 말고 상대방에게 전혀 필요한 사람이 아닌데도 그 사람에게 헌신하고 싶고, 잘하고 싶은 그런 관계가 존재하는데, 알료샤 자신이 그런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일이었다. 모두 요리사였던 우스티냐덕분이었다. 어린 우스티냐는 고아였는데 알료샤처럼 열심히 일했다. 그녀는 알료샤에게 연민을 느끼기 시작했고, 알료샤는 생전 처음으로 심부름시킬 때 말고 자기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알료샤의 어머니도 안쓰러워하는 마음으로 알료샤를 대해주기는 했지만 그는 별로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 알료샤는 자기가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는 것처럼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그런 생각을 하는 법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알료사는 갑자기 우스티냐가 자기와는 다르다고 느껴졌다. 우스티냐는 계속적으로 알료샤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껴 버터가 들어 있는 버트밀을 냄비 바닥에 남겨두곤 했다. 알료샤가 그걸 먹는 동안 우스티냐는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올린 그의 팔에 뺨을 대고 먹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그도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가 웃으면 알료샤도 따라 웃었다. 
이 모든일은 알료샤에게 새롭고 신기하기만 해서 처음에는 겁이 나기까지 했다. 알료샤는 그 때문에 자기 일을 예전과 같이 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기쁘기도 했고, 우스티냐가 기워준 바지를 바라볼 때면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머금었다. 어쩔 때는 일을 하거나 걸어다니면서도 우스티나 생각을 하고 '아, 우스티냐!'하고 중얼거리기도 했다.
우스티냐는 할 수 있는 한 알료샤를 도왔고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알료샤에게 부모님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상인의 아들이 어떻게 그녀를 꼬셔서 바보 같은 짓을 하게 했는지, 그녀가 어떻게 해서 주인집 아들을 제자리에 돌아가게 했는지, 자신의 과거에 대해 모두 말했다. 그녀는 이야기하길 좋아했고 그는 듣는것을 좋아했다. 알료샤는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가난한 하인이 요리사와 결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이야시를 들은 적이 있었다. 한번은 우스티냐가 알로샤에게 그의 가족들이 그를 결혼시켜 독립시켜줄 것인지를 물었다. 알료샤는 모른다고 대답했고 시골 여자를 아내로 삼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어떤 여자한테 관심이 있는데?"
우스티냐가 물었다.
"아, 물론 너와 결혼하고 싶어. 너도 나랑 결혼하고 싶니?"
"가엾은 알료샤. 알료샤 단지 주제에. 단지 말이야. 이렇듯 어렵게 말을 꺼내서 하고 싶던 말을 하는 모습이라니."
우스티냐는 들고 있던 수건으로 알료샤의 등을 툭 치면서 말했다.
"왜 내가 너랑 결혼하면 안 되는 거야?"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이 다가오자 알료샤의 아버지가 상인의 집에 돈을 가지러 왔다.
상인의 아내는 알료샤가 우스티니와 결혼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는데, 별로 내켜하지 않았다.
 "그 애가 결혼하면 애가 생기겠죠. 애 가진 여자를 어디에 쓰겠어요?"
상인의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상인은 알료샤의 아버지에게 돈을 건네 주었다.
"저기 제 아이가 처신은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 온순한 녀석이라는 말씀을 드렸었죠?"
알료샤의 아버지가 물었다.
"온순하거나 말거나, 완전 바보 같은 생각을 하더군. 머릿속으로 요리사와 결혼하겠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야. 하지만 난 결혼한 사람들은 쓰지 않는거 알지? 그런 일은 당최 나한테 맞지 않아서 말이야."
"바보 같은 녀석, 정말 바보 같군. 그 애가 생각해낸 걸 좀 보세요. 설마 그 말을 믿으시는 건 아니겠지요? 그 애한테 그런 생각 따위는 집어 치우라고 얘기 하겠습니다."
아버지는 부엍으로 가서 식탁에 앉아 아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알료샤는 심부름을 갔다가 숨을 헐떡거리며 돌아왔다.
"나는 네가 생각이 있는 아이인 줄 알았다. 근데 네가 생각한 게 고작 이거냐?"
"전 아무 생각도 안 했는데요."
"무슨 소리 하는거야? 아무 생각도 안 했다니? 결혼하기로 했다면서. 때가 되면 너를 결혼시킬 게다. 적장한 사람과 결혼시킬거야. 그렇게 품행이 올바르지 못한 여자는 안돼."
아버지는 한참을 이야기했다. 알료샤는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한숨만 쉬었다. 아버지가 말을 마쳤을 때 알료샤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다면 없던 일로 할게요."
"그래야지"
아버지가 가고 우스티냐와 단둘이 남게 되었을 때 알료샤는 그녀에게 말했다.(우스티냐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말을 문 뒤에서 전부 듣고 있었다.)
"우리 생각이 틀렸어. 안 될 것 같아. 아버지 말씀 들었지? 정말 화나셨어. 허락 안 하실 거라고."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물이 쏟아져서 앞치마에 얼굴을 묻었다.
알료샤는 혀를 찼다.
"아버지 말씀 거슬러봤자 소용없어. 없던 일로 해야지 뭐."
그날 저녁 상인의 아내는 알료샤에게 덧문을 걸라고 하면서 말했다.
"알료샤, 이제 아버지가 하신 말씀 잘 들었으니 바보 같은 생각 따위는 안하겠지?"
"당연히 안해야죠."
알료샤는 대답했다.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눈에서는 눈물이 왈칵 쏟아져나왔다.



그때부터 알료샤는 우스티나에게 결혼 이야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예전과 똑같은 생활을 했다.
사순절 기간 중 하루는 집사가 알료샤에게 지붕의 눈을 치우라고 시켰다. 알료샤는 지붕으로 기어올라가 눈을 깨끗이 치웠다. 홈통에 얼어붙어 있는 눈을 막 치우려는 순간, 알료샤의 발이 미끄려져 그만 삽을 든 채 지붕 아래로 떨어졌다. 불행히도 눈 위가 아닌 마당의 철문 위로 떨어졌다. 우스티냐가 달려왔고, 상인의 딸도 달려왔다.
"괜찮아. 알료샤?"
"그 말 다시 해줄래? 하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알료샤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사람들은 알료샤를 일꾼들 숙소로 옮겼다. 의사의 조수가 달려와 알료샤를 진찰하면서 어디가 아픈지 물었다.
"전부 다 아파요. 하지만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요. 주인님이 화내실 거예요. 그리고 아버지께 내가 다쳤다는 말을 전해야 할 것 같은데."
알료샤는 이틀 밤낮을 누워 있었고 3일째 되는 날 사람들이 신부를 불렀다.
"죽게 된다면 어쩔거야?"
우스티냐가 물었다.
"죽게 된다면? 영원히 사는 사람은 없어. 사람은 언젠가 죽으니까."
알료샤는 평소와 다름없이 말을 이었다.
"우스티냐, 그동안 나한테 잘해줘서 고마워. 사람들이 우리를 결혼하지 못하게 한 건 참 잘한 일이야. 좋을 게 없었을거야. 그리고 지금 우리, 너와 내가 이렇게 좋은 사이로 지내잖아."
알료샤는 성호를 그었고 마음속으로 신부를 따라 기도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으로는 세상을 살면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듣고 그대로 행동해야 되며, 사람들을 화나게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래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료샤는 별말이 없었다. 그냥 마실 것을 조금 달라고 했을 뿐이다. 그런데 음료수를 마시던 알료샤가 무언가를 보고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두 다리를 쭉 뻗더니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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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친절한민수씨 2010.01.27 12:29 신고

    소설인가요? 톨스토이가 쓴? 이거 무식이 탄로났네요 ㅋ
    읽다보니 짜안~ 하긴 한데...끝이 안보여서 당황했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사메 2010.01.27 12:47 신고

    너무 길어서 패스~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sazangnim 2010.01.27 14:26 신고

    아니 이걸 다 치신겁니까? 오오~ +_+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바보여우 2010.01.27 18:03 신고

    마지막에 뭘 봤을까요...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liontamer 2010.01.27 21:19 신고

    아, 항아리 알료샤. 제가 톨스토이 이야기들 중에 제일 좋아하는 거예요. 저 이거 읽을때마다 울었어요 ㅠㅠ

  6.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댐쟁이 2010.01.28 10:25 신고

    이런 단편이 있었군요...집에 톨스토이 단편집이 있어서 한번씩 읽곤 했는데
    이 내용은 기억이 나지않네요...다시 읽어봐야 겠네요
    근데 진정 마기님이 다 타이핑 하신건가요...언빌리버믈..^^

  7.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미미씨 2010.01.29 00:09 신고

    글은 활자화 된 종이로만 제대로 보는 눈을 가진지라..볼라니 눈이 빠질라고..ㅠㅠ
    하지만 그림은 굿입니다. >.<

엔도 슈사쿠

2009.12.18 19:32 from 月光讀書


                                  여자들의 논리


대부분의 젊은 남자들은 술꾼이다. 퇴근길에 동료들과 으레 한잔씩 걸치게 마련이다.
남자들에게 있어서 사람들과의 만남은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신다.
종교를 이유로 술자리를 피하는 사람은 친구들에게 인기가 없다. 아니 싫어한다.
성서에는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라는 구절이 있다.
사랑을 위해서 친구의 술동무가 되어야 한다고 자기변명을 늘어놓는 이 불쌍한 남자들을
여성들은 이해해주기 바란다.
술을 마시고 집으로 살살 들어온다. 내심 미안하고 무섭다는 생각이든다.
아내도 물론 카톨릭신자이다.
그래서 남편이 귀가 할 때까지 잠도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마치 성서속의 마르타(Martha)처럼
살금살금 문을 열고 들어가자, 조용히 "다녀오셨어요?"하고 인사를 한다.
때는 새벽2시. 그래도 그녀는 화를 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마르타이기 때문에.
"내일이 일요일인거 알죠? 8시 미사예요."
내가 벗어놓은 양복을 브러시로 털면서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조용히 말한다.
나는 괜히 찔리는 구석이 있어 이렇게 말한다.
"아니 친구녀석이 술한잔 하자는 바람에...거절을 했는데도 그 녀석이 사람들 앞에서
빈정거리잖아....'아 기독교신자들은 다르지. 우리처럼 나쁜놈들과는 상종도 하려 들지
않고 말이야.' 뭐 이런 소리까지 해대면서 말이야. 그래서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됐어요. 이게 어디 하루 이틀일인가요? 하지만 저는 당신이 취해서 교통사고라도 났나
싶어 잠도 못자고 걱정하고 있었단 말이예요."
"걱정은 내가 뭐 어린애인가?"
"하지만 당신은 내가 당신 걱정을 하고 있으리라고는 손톱만큼도 생각하지 않잖아요?"
이때부터 슬슬 여자들의 비약적인 논리가 전개되기 시작한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예요. 내가 죽으면 산소에도 찾아오지 않을거라구요"
"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
"아니요 안 올 거예요. 그래서 나는 어두컴컴한 땅속에서 혼자 있게 될 거예요. 바깥에서
바람이 쌩쌩불고 있는데 나는 땅밑에서 혼자 쓸쓸하게..."
마르타의 뺨에서 조용히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런데 도대체 남편이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온 일과 그녀가 죽어 묘지 밑에서 혼자 외롭게
누워 있는 것과는 무슨 연관이 있는것일까. 전혀 논리적인 연관성이 없다. 그런데 그녀의
아니 화가 났을때의 여성들의 논리는 마치 성난 말처럼 깡충깡충 뛴다. 그리고 남자는
"어, 어, 그게 아니고..."하는 동안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여자들의 논리 속으로 끌려 들어
가고만다.
"아니야 그런 일은 절대 없어. 꼭 묘지에 갈께!"
"일년에 한번은 와야해요. 적어도 한번은."
"일년에 세 번 갈께. 기일하고 부활절 때, 그리고 추석 때 말야.'
"만약 온다고 해도 묘지 앞에서 두손 모으고 서 있다가 1분후에 돌아갈 거면서."
새벽2시에 술 마시고 들어온 일이 묘지 참배 횟수 싸움으로 이어진다. 그녀는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그래서 내가 말한다.
"그렇지만 당신, 아직 죽은 게 아니잖아?"
"그럼, 당신은 내가 지금 당장 죽기라도 바란다는 소리예요?"
화난 여자가 무서운 이유는 상대로 하여금 이렇게 비약적인 논리에 빨려 들어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이렇게 한없이 뜀박질하는 여자들의 논리를 도저히 따라잡기 힘들다.
그러나 여자들의 이런 비약적인 논리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만다.
그래서 역시 여자가 세상에 존재해서 좋다는 생각이든다. 남자만의 논리로 이 세상을 살아
간다면 모든것이 숨막히고 답답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치만 내세우는 논리의 허점
을 깨버릴 수 있는 것이 여자들의 톡톡 튀는 팝콘 논리인것이다.
여자는 역시 멋진 존재다.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소설가, 작가
출생-사망 1923년 3월 27일 (일본) - 1996년 9월 29일
학력-게이오대학교 불문학 학사
데뷔
1947년 수필 '신들과 신과' 수상
1995년 문화훈장
1980년 제33회 노마 문예상
1979년 제30회 요미우리 문학상 평론전기상
1966년 제2회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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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사메 2009.12.19 16:21 신고

    합리적 비합리적인 사람이 있을뿐
    그것이 성별의 차이는 아닌듯..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rince 2009.12.19 18:52 신고

    아, 일정 공감되며...
    재미난 글이네요 ^^;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하꾸 2009.12.19 22:49 신고

    작문하신줄 알았음.....;;;;;;;ㅋㅋㅋㅋ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tmrw 2009.12.20 13:08 신고

    그런 여자들 앞에서 씩 한번 웃어주는 남자들은 참 멋있죠 ㅋ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친절한민수씨 2009.12.23 14:21 신고

    결혼도 안했는데 왜 이리 동감이 가죠? ㅋ

  6.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한줌 2009.12.24 16:48 신고

    저 혼자 툴툴대며 부정하고 살지만 결국 눈치 보고, 고개 숙입니다.
    여자는 필요한 상전이십니다.

  7.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rince 2009.12.25 10:54 신고

    마기님, 즐거운 성탄되세요!~~

  8.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미미씨 2009.12.25 21:52 신고

    음...역시 마기님은 심오해..ㅋㅋ
    여자들이 전혀 저렇지 않다고 우기진 못하겠지만 어찌보면 때론 남자들이 여자들의 논리에 말리는건 저도 동감해요.
    아직은 그래도 크리스마스라고 우기며 메리 크리스마스 외치고 가요.
    전 여전히 아홉수의 우울한 연말을 노동으로 버티고 있어요. ㅠㅠ

안철수

2009.12.05 16:52 from 月光讀書






고민으로 잠 못 이루는 저에게 존경하는 경영자 한분이
조언을 해주신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며
결과는 하늘이 주신다"라구요.
저는 몸이 부서지는 아픔도 감내할 정도로 노력한 다음에
겸허하게 그 결과를 받아 들이려고 합니다.

                               - 안철수-



그래서 저도 몸이 부서질것 같은 숙취를 참으며 토요일 야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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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pLusOne 2009.12.05 20:52 신고

    밖에 좀 나갔다 오시면 정신이 번뜩 나실 듯....ㅡㅡ;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사메 2009.12.06 01:42 신고

    야근에는 아무래도 야식이 필요할듯..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까칠이 2009.12.07 15:20 신고

    전 갑작스레 시작된 잦은 술자리로 오늘 배탈이..ㅠㅠ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liontamer 2009.12.08 10:38 신고

    ㅠㅠ 찌인한 공감이 느껴집니다
    힘내사와요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하꾸 2009.12.08 22:55 신고

    ㅋㅋㅋ 아이고 이런...;;;; 별일은 없으셨길......ㅋㅋ

The Glenn Miller Story

2009.10.07 21:26 from 月光讀書




The Glenn Miller Story (1953)


Director : Anthony Mann


Writers : Valentine Davies and Oscar Brodney


Cast

James Stewart ... Glenn Miller

June Allyson ... Helen Berger Miller

Harry Morgan ... Chummy MacGregor (as Henry Morgan)

Charles Drake ... Don Haynes

George Tobias ... Si Schribman

Barton MacLane ... Gen. Hap Arnold, USAAF

Sig Ruman ... W. Kranz

Irving Bacon ... Mr. Miller

James Bell ... Mr. Burger

Kathleen Lockhart ... Mrs. Miller

Katherine Warren ... Mrs. Burger

Frances Langford ... Herself

Louis Armstrong ... Himself

Ben Pollack ... Himself

Gene Krupa ... Himself



부인 또는 연인 또는..또는..혼자라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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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BOSSA LEE 2009.10.08 00:32 신고

    '부인또는 연인'과 '혼자'는 너무 갭이 큰데요? -_-
    정녕 혼자 봐도 괜찮은 겁니까!!!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9.10.09 20:45 신고

      혼자 보아도 괜찮습니다!!!
      약간 쓸쓸할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남자끼리 보면 우울증이 올수도 있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까칠이 2009.10.08 08:34 신고

    오래전 영화인가보네요~ ㅎㅎ
    잔잔한 음악에 심취해있다 갑니다~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9.10.09 20:46 신고

      네 상당히 오래된 영화지만 지금 영화에 비해도 촌스러움이 없습니다.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PLUSTWO 2009.10.08 13:48 신고

    마기님께선 누구랑 보셨는지...ㅎㅎ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9.10.09 20:47 신고

      혼자서 봤습니다. 집사람과 취향이 극단적으로 틀려서..^^;;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joeykim 2009.10.08 15:02 신고

    가을은 재즈의 게절..^^ 슬슬 재즈가 막 땡기는데요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9.10.09 20:47 신고

      네 가끔 듣게되는 재즈를 아주 자주 듣게 되는 계절이 왔습니다.

  5.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sazangnim 2009.10.08 17:41 신고

    남자끼리 보고 말테야욧... 호호호...

  6.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미미씨 2009.10.08 21:50 신고

    ㅋㅋ 태그에 자빠지고 위에 사장님 댓글에 또 자빠집니다.
    여자끼린 괜찮나욤?? 뭐 남자랑 영화보러 간게 기억도 가물이네요. 아, 친구 남편이랑은 봐봤어요. 그것도 자그마치 8살 연하시라는..-_-;; 뭐, 만화영화를 30대 후반의 여인네와 30대 초반의 남자가 좋다고 난리를 치면서 봤;;; -_-; (뭔소리??)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9.10.09 20:48 신고

      8살 연하..로또당첨이군요..하하하
      만화영화..저 역시 아주 좋아합니다.
      전 슈렉 극장에서 봤답니다. 혼자서..쩝

  7.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사메 2009.10.09 20:09 신고

    전 제임스 스튜어트 팬이 아니라스 ㅋㅋ
    바하를 키타연주로 들으니 색다르군여!

    • addr | edit/del BlogIcon 마기 2009.10.09 20:49 신고

      네 바하는 가능합니다.
      라흐마니노프는 불가능합니다. 기타로는..

  8.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바람노래 2009.10.14 22:12 신고

    에, 전 뭐랄까요?
    밀러 하면은 밀워키의 밀러가...생각나면서 밀러는 역시 시원해야 제맛?!!!
    그나저나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노가 제격 +_+
    피아노협연 오랜만에 듣고싶은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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